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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미나리,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

by 영화큐레이터 2022. 5. 21.

영화 미나리, 윤여정, 정이삭 감독
영화 미나리(출처:씨네21)

미나리,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

오늘 소개할 영화는 정이삭 감독 연출, 스티븐 연, 한예리가 주연한 영화 '미나리'입니다. 영화 미나리는 많은 시상식에서 수상을 하고 후보에 올라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영화에서 순자역으로 출연한 윤여정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 갖춘 미나리 영화 이야기 시작해 보겠습니다.

 

성공을 꿈꾸는 아빠 제이콥

아빠 제이콥는 성공을 위해 이민을 택했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꿈은 생겼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불모지에서 농장을 만들겠다는 꿈. 그 꿈은 아마도 혼자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빠라서, 한 가족의 가장이라 그의 어깨에 짊어지는 책임감이 제이콥에게 새로운 도전을 하게 만들었고 성공해야 한다는 꿈을 만들었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 멋진 집을 사고 아내도 일하지 않고, 아이들도 부유한 생활을 하도록 만들고 싶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공으로 가는 길은 너무나 험난했습니다. 새로 이사한 집에서는 비가 세고, 전기가 끊기고, 아이는 아팠습니다. 다행히 그를 도와주는 이웃을 만났지만 농장을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처음 농사를 짓는 그에게는 시행착오가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불모지 같은 땅을 일궈 밭을 갈았습니다.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농장을 만드는 일은 끝이 없었습니다. 무리한 농사일로 몸도 힘들고 마음도 지쳐갔습니다. 거듭되는 실패로 제이콥은 지쳐갔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에게는 가족이 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일까요 드디어 좋은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이콥을 묵묵히 지켜보던 모니카는 지쳐갔습니다. 제이콥의 성공에는 가장 중요한 가족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안정된 생활을 꿈꾸는 엄마 모니카

남편을 따라 이민을 왔지만 상황은 좋지 않았습니다. 낯설고 불편한 환경도 힘들었지만 모니카에게는 아이들이 제일 중요했습니다. 모니카는 결국 친정엄마 순자를 먼 미국 땅으로 부르게 됩니다. 일하러 나가 있는 동안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한국 음식을 바리바리 싸가지고 온 친정엄마를 보자 그녀는 눈물이 납니다. 언제나 든든한 엄마. 모니카에게도 엄마가 있다는 게 행복합니다. 그녀가 바라는 건 성공이 아닙니다. 많은 돈도 아닙니다.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라는 것입니다. 더욱이 아픈 데이빗 때문에 모니카는 걱정이 많습니다. 돈은 많이 벌지 못하더라고 직장생활을 하며 안정된 삶을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모니카는 남편과 다를 곳을 바라보고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남편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는 가족이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불안 해집니다.

 

할머니가 싫은 손주 데이빗

손자 데이빗은 할머니가 썩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할머니의 말투도 할머니 냄새도 낯설기만 합니다. 어린 데이빗에게는 할머니가 너무나 다른 세상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데이빗은 할머니에게 어리광만 부리고 도움을 받기만 합니다. 데이빗이 할머니를 챙기고 할머니 마음 알아가기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늘 가까이 있기에 소중한 모르는 게 바로 가족입니다.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

어떻게 보면 평범하고 단조로워 재미없는 영화입니다.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받으면서 영화는 유명해졌습니다. 근데 이 영화가 미국에서 만들어졌다는 게 신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에서라면 공감이 가능한 내용이 많았지만 미국에서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했습니다. 이 영화가 아카데미 상을 받는 것을 보고 가족이란 나라와 상관없이 공감대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을 보면 농장 창고에 불이 납니다. 성공을 꿈꾸던 제이콥은 결국 다시 빈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가족에게는 미나리가 있었습니다. 가족을 하나로 다시 묶어주고 살리는 미나리가 쑥쑥 자라고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사랑하는 딸과 손자들을 위해 심어 두었던 그 미나리였습니다. 몸에도 좋고 생명력이 강한 미나리 말입니다. 마치 가족을 사랑하는 할머니의 마음처럼 말입니다. 과거와 달리 시대가 많이 변했습니다.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 이제 한 사람의 희생으로 행복할 수 없습니다. 엄마나 아빠 한 사람의 희생을 강요하거나 지나친 책임감은 버려야 합니다. 가족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화려한 영상은 아니지만 멋진 배우도 없지만 잔잔한 울림이 있는 영화였습니다. 겉만 화려한 영화가 너무 많아지는 시대입니다. 잔잔하지만 강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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