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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은교, 욕망의 고리에 걸리다

by 영화큐레이터 2022. 6. 6.

영화 은교, 김고은, 박해일
영화 은교 (출처:씨네21)

은교, 욕망의 고리에 걸리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박범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은교입니다. 배우 박해일이 분장을 하며 할아버지 역할을 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서로 가질 수 없는 것을 욕심내는 인간 본연의 욕망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주인공 세 사람이 얽혀버린 운명이 어떻게 되는지 이제부터 영화 은교 이야기 시작해 보겠습니다.

 

누구나 마음에 품은 욕망이 있다

나이 많은 할아버지 적요(박해일)는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집 마당 의자에서 자고 있는 소녀 은교(김고은)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어린 소녀 은교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적요 곁에는 재능이 부족한 제자 지우가 있었습니다. 적요의 집안일을 도와주러 은교가 드나드는 것이 지우는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지우는 자신의 소중한 스승님의 공간에 들어와 어지럽히는 은교가 싫었습니다. 더욱이 은교를 바라보는 적요의 눈빛을 읽으면서 질투심을 느끼게 됩니다. 지우에게는 비밀 있었습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해진 지우의 책은 스승 적요가 쓴 소설이었습니다. 은교와 적요 두 사람은 급속도로 친해집니다. 적요는 은교에게 시를 가르쳐주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은교는 엄마에게 폭행을 당하고 갈 곳이 없다며 적요를 찾아옵니다. 적요는 잠자는 은교의 모습을 몰래 지켜봅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우가 보게 됩니다. 적요가 은교의 몸에 있는 헤나에 관심을 보이자 은교는 적요에게 헤나를 해줍니다. 적요는 눈을 감습니다. 은교와 함께하는 꿈을 꾸게 됩니다. 적요는 남몰래 은교에 대한 소설을 쓰기 시작합니다.

 

스승의 재주를 훔치다

지우는 적요의 집에서 그 소설을 발견하고 적요 몰래 자신이 쓴 것처럼 책을 출판합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적요는 화가 나 지우에게 말하지만, 지우는 뻔뻔하게 적반하장으로 자신을 이렇게 만든 건 적요 때문이라고 적요를 탓하며 화를 냅니다. 은교도 적요가 쓴 소설을 읽게 됩니다. 그리고 은교는 자신을 소설 속에서 아름답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지우를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모습을 적요가 보게 되고, 화가 난 적요는 은교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원고를 불태워 버립니다. 적요는 지우의 차를 의도적으로 고장 냅니다. 그리고 다음날 지우는 죽음을 맞게 됩니다. 은교도 적요의 집에 더 이상 찾아오지 않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폐인처럼 생활하는 홀로 남겨진 적요에게 은교가 찾아옵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은교는 적요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떠납니다. 이렇게 세 사람의 삼각관계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내가 가질 수 없는 욕망을 탐하다, 영화 은교

이 영화 인물 설정은 그냥 영화의 긴장감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장치에 불과합니다. 한 명 한 명의 사람으로 인물을 들을 이해 해보면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갈등을 알 수 있습니다. 고고한 소설가 적요는 남부러운 재능을 가졌습니다. 소설가를 꿈꾸지만 재능 없는 지우는 스승의 소설을 훔쳐 책을 출판하고 맙니다. 본인이 가질 수 없는 재능을 가진 스승 적요가 부럽기만 합니다. 나의 소중한 스승님의 사랑을 은교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합니다. 스승에 대한 복수심으로 소설을 훔치게 됩니다. 늙은 소설가 적요는 젊은 은교를 사랑하게 됩니다. 소녀 은교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젊음을 갖고 있습니다. 적요는 소녀의 젊음을 탐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가질 수 없는 것, 그 욕망은 결국 지우를 죽음으로 몰게 합니다. 물론 지우는 적요 때문이 아니라 본인의 운전 미숙으로 죽음을 맞이 합니다. 적요의 질투가 지우를 죽게 만드는 도화선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을 탐한 자는 결국 죽음을 맞이합니다. 두 사람은 질긴 욕망의 고리와도 같습니다. 은교는 충분히 사랑받아야 할 나이에 사랑받지 못하는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 주는 적요가 좋습니다. 자신을 멋진 소설로 표현해 준 지우를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뒤늦게 소설을 쓴 사람은 적요였다는 걸 깨닫고 안타까워합니다. 하나 또 주목받은 것은 영화 속 주인공 적요라는 인물을 박해일이 노인 분장을 하면서 연기했던 것이었습니다. 적요와 은교의 나이 차이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 위한 장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좀 저는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좀 다르게 생각했습니다. 노인이 젊음이 부러운 것은 당연하지 아니겠냐고 말입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나이 많은 남자 배우가 적요를 연기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고 나중에 소설을 읽어 보았습니다. 대부분 소설을 원작으로 하면 아무래도 소설이 분량이 많기 때문에 영화로 표현하면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생기게 됩니다. 하지만 영화 은교는 소설을 적절히 각색하면서 영화 은교도 완성도 높은 구성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소설도 재미있고, 영화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 은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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